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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비 -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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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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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비 - 작별 - 유저 참여형 타자 필사 연습

지금 보고 계신 페이지는 한글타자왕의 유저 참여형 서비스인 필사 챌린지 공간입니다. 이 글은 돌쇠 님이 직접 창작하거나 공유해주신 소중한 작품 '산나비 - 작별' 입니다. 다른 유저분들이 남긴 감성적이고 깊이 있는 문장들을 직접 원고지에 타이핑(필사)해보며, 타자 속도 증진뿐만 아니라 힐링과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산나비 - 작별 전문

..왔어요? 너무.. 늦었잖아요.. 목적대로 움직이지 않는 로봇이라니… 완전 불량품이야, 불량품. 언제부터였더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어느 순간부터 세상이 내 바램대로 됐던 적이 한 번도 없더라구요. 이번에도 그렇게 됐네요, 결국. 뭐… 이제 와서 딱히 새삼스러운건 아닌데.. 그냥…… 아, 모르겠다. 이젠 하나도 모르겠어. 산나비는.. 이 발전소였나? 아저씨… 인지 제약 풀었구나? 정확히는 이 도시의 자폭을 정지시키는 것까지가 제가 설정한 산나비죠. 이 미친 기업 인간 말종들 때문에 죄 없는 도시 사람들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이해했으면 더 이상 방해하지 마요. 원자로 온도가 임계점을 한참 넘겨서, 이제 정말로 남은 시간이 없어요. 제가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노심을 해체해야 해요. 지금 우리 도시 머리 위에 떠 있는 조정도.. 원자로가 멈추면 도시를 가만 놔둘 거에요. 아 진짜, 그러니까 아저씨가 얌전히 산나비를 찾으러 갔으면 좋았잖아요. 저 방사능 구덩이 속에서 제 몸뚱이가 오래 못 버티면 몇 명이 죽는 지 알아요? 그 모자.. 뭐야. 대령 삼촌 만나고 왔어요? 설마… 해친 건 아니죠? 마리.. 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 착각하지 마요. 당신은 내 아빠가 아니야. 인간 흉내내는 깡통… 병기로 개조된.. 아빠의 모조품이지. 나 진짜 바보 같다.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 걸… 뭘 해보겠다고 나 혼자 그렇게 열심히였는지. 이런 말 할 자격, 나한테 없는 거 잘 알지만. 난… 아저씨가 미운 것 같아요. 아저씨를 좋아할 방법이, 더이상 남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내 진짜 슬픔도.. 후회도… 가짜한테 빼앗길 수 없어. *** 아빠!!! 끝까지 가는게 중요한 게 아니야! 왜? 이번엔 아빠 괜찮지 않았니? 아니었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아빠. 이건 그런 게 아니라구. 그러면? 그러면이라니~~ 아빠가 그걸 모르면 어떡해!! 끝까지 연주하면 뭐해! 중간에 완전 많이 틀리는걸. 음정도 완전 이상했고!! 음, 그리고… 박자도. …그럼 맞게 연주한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인데? 바로 그거야!! 허… 아무래도 아빠는… 하모니카에 재능이 없는 모양이구나. 히히, 괜찮아 아빠. 처음엔 그럴 수 있어! 나도 이 노래, 엄마한테 배우는 데 완전 오래 걸렸거든. 마리야. 응? 미안하구나. 아빠가 뭐가 미안해? 그냥.. 다 미안하네. 모든 게. 마리도 하고 싶은 게 많을 텐데.. 아빠가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구나. 가끔..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질 때가 있구나. 엄마 보고 싶지? 나두 엄마 보고 싶다. 지금 엄마도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있겠지? 엄마가.. 지금 우리를 보면 뭐라고 할까? 있잖아, 아빠. 엄마는 내가 슬퍼할 때마다 그 노래를 들려줬어. 머핀 기억 나지, 아빠? 우리 야옹이 대원 말이야. 머핀이 야옹이 별로 떠났을 때… 그때 나 엄청엄청 슬펐거든. 머핀이 날 혼자 남겨두고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 때 엄마가 그 노래를 들려주면서, 이런 말을 해줬어. 세상 모든 만남에는 반드시 끝이 있기 때문에… 함께 있는 시간이 비로소 소중해질 수 있는 거라고. 이상하게,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슬픈 마음이 마법처럼 사라지더라구. 있잖아, 아빠. 나… 아빠랑 놀 때 정말로 좋아. 부끄러워 하면서도 나랑 열심히 맞춰주는 아빠가 너무너무 좋아. 내가 힘든 부탁을 해도 다 들어주는 아빠가 좋아. 나랑 놀고 나면 피곤해서 꾸벅꾸벅 잠드는 아빠도 좋아! 아빠 자고 있을 때 사슬팔 들어보니까, 완전 무겁더라~~ 무거운 팔 때문에 힘들었지? 미안해. 아빠도 일하고 오면 피곤하고 쉬고 싶었을 텐데.. 그래도 늘 나랑 함께 놀아줘서 고마워. 나 정말로..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 하나하나가 너무 행복했거든. 지금도 그렇고! 그러니까 아빠.. 미안하다는 말 안 해도 돼. 아빠는 언제나 나한테 최고의 아빠인걸. 마리야.. 히히, 그러니까 아빠도 슬퍼지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주기야? 아빠가 슬퍼할 때마다, 내가 하모니카 불어줄게. 엄마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있잖아, 저번에 아빠 훈련하는 거 보고 나 꿈이 생겼어. 나… 군인이 될 거야! 아빠처럼 천무하적 군인이 돼서, 아빠랑 같이 모험을 떠날 거야! 모험..을 말이니? 응! 한번 눈을 감고 상상해봐, 아빠! 아빠랑 나랑 동료가 되어서, 무시무시한 악당이 사는 성에 올라가는 거야! 우리 앞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지렁맨도 물리치고.. 저스티스도 만나서 사진도 찍고.. 그리고.. 앗, 저 거대한 괴물은 싸워서 이길 수 없어!! 가끔은 도망갈 줄도 알아야 해. 아!! 그리고 TV에서 봤는데, 세상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차도 있대! 완전 신기하지 않아?!! 나 그거 꼭꼭꼭 타보고 싶어!! 히히, 상상만 해도 완전 재밌을 것 같아!! 그렇지?!! 그런 날이.. 정말로 왔으면 좋겠구나. 헤헤.. 분명 올 거야. 왠지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빠. 나랑 한 가지 약속해 줄 수 있어? 무슨 약속? 만약에 있잖아, 우리 함께 모험을 하다가 내가 슬퍼지는 날이 오면… 아빠가.. 나한테 하모니카를 연주해줄래? 이 노래를… 산나비를.. 말이야. 아빠가 이걸 불어주면 난 분명 다시 행복해질 거야! 물론이지, 딸. 누구 부탁인데. 헤헤헤헤.. 역시 누가 뭐래도 아빠가 최고야!! 하지만.. 지금 실력으론 절대 안 돼!!! 그런 연주로는 더 슬퍼질 뿐이라구. 알겠지? 내가 산나비 다시 들려줄테니까, 잘 듣고 많이 연습해야 해? *** 이번엔.. 아빠 연주 괜찮았지? *** “아빠..” “진짜 아빠 맞죠..?” “우리 딸.. 많이 힘들었지?” “아니.. 나 하나도 안 힘들었어.” “..응, 사실 나 많이많이 힘들었어.” “정말로.. 많이…” “몇 년이 지나도, 아빠가 죽었다는 게 도저히 실감이 안 나서…” “목 놓아 부르면.. 어디선가 아빠가 대답할 것 같아서…” “그래서 매일 밤마다 잠에 드는 게 무서웠어.” “혹시라도 아빠 꿈을 꿀까봐…” “꾸, 꿈을 꿀 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꿈 속에서 아빠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가는데…” “아빠가 없다는 현실은.. 갈수록 선명해져.” “난 그게 정말 무서웠어…” “언젠가 아빠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나에게 남은 건.. 이런 현실일 뿐일까봐.” “이제 다 괜찮아, 우리 딸.” “마음껏 울어도 돼.” “미안해요, 아빠.” “나 때문에 아빠가.. 이렇게..” “전부 나 때문이야.” “이 모든 게..” “그냥, 전부 다.. 내 탓이야. 미안해.“ ”우리 딸이 뭐가 그렇게 미안할까?“ ”아빠는 그저 고맙기만 한 걸.“ ”이런 아빠를… 끝까지 믿어줘서 고마워.“ ”아니야.. 난 아빠를 못 믿었어요. 계속 아빠를 포기하려고 했어.“ ”그래도, 마지막까지 아빠 곁에 남아줬잖니.“ ”아빠…“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아다오.“ ”소중한 추억만 안고 가고 싶구나.“ *** 아빠… 그냥.. 나랑 같이 떠나면 안 돼? 내가.. 아빠를 고쳐 볼게요. 마리야.. 엄마가 했던 말 기억 나니? 모든 만남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란다. 좋든 싫든, 누구나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오지. 몰라.. 싫어요. 그런 거 하나도 기억 안 나. 나.. 이제 더 이상 아빠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마리야. 아빠가 우리 딸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응… 모두에게나 끝이 공평하게 찾아오는 법이라면.. 끝까지 가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란다. 정말로 중요한 건… 어떻게 끝으로 가는가. 어, 어딜 가는 거야, 아빠?! 내가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으니, 내 손으로 끝맺게 해다오. 싫어!! 죽을 거면 나랑 같이 가!! 마리야.. 이게 뭔지 기억나니? 철호랑이.. 날… 기억해주렴. ..응, 알았어요.. 이렇게.. 멋지게 자라줘서 고맙다. 잠깐이나마, 함께 해서 즐거웠다. 나의… 대장님.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