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받아쓰기 25점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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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받아쓰기 25점 전문
준서는 받아쓰기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
"글씨가 이게 뭐니. 지렁이가 기어가도 이것보단 낫겠다."
오늘도 받아쓰기 시험지를 본 엄마가 말했다. 25점. 열 문제 중에 일곱 개를 틀렸다. 틀린 글자는 전부 받침이었다. '앉아서'를 '안자서'로 쓰고, '숲속'을 '숩속'으로 썼다.
"받침이 뭐가 중요해요. 대충 써도 다 알아듣잖아요."
"그럼 네 이름도 '준서' 말고 '주서'라고 부를까?"
"그건 싫은데요."
"거봐."
준서는 말문이 막혀서 입만 삐죽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내일까지 틀린 낱말을 열 번씩 써 가는 게 숙제였다. 옆자리 짝꿍 서연이는 오늘도 백 점이었다. 서연이의 공책 글씨는 인쇄한 것처럼 반듯했다. 치,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
책상에 앉은 준서는 공책에 글자를 휘갈겼다. 빨리 끝내고 게임을 할 생각뿐이었다. 앉아서, 안자서, 앉아서... 쓰면 쓸수록 글자는 점점 엉망이 되었다. 받침들은 아무렇게나 옆으로 굴러가 있었다.
다섯 번째 줄을 쓰다가 준서는 하품을 했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연필이 손에서 스르륵 미끄러졌다.
그때였다.
공책 위에 쓴 글자들이 꿈틀, 하고 움직였다.
"어...?"
준서가 눈을 비비는 사이, 대충 쓴 글자들이 우수수 무너지더니 공책 한가운데가 우물처럼 뻥 뚫렸다. 그리고 준서의 몸이 그 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갔다.
"으아아아악!"
까맣고 깊은 구멍 속으로, 준서는 한참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