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창가의 화분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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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창가의 화분 전문
봄에, 화분에서 꽃이 폈다.
이사 올 때 데려온 화분이었다. 삼 년 전 그가 어디선가 얻어 온, 이름도 모르는 나무. 우리 집에 있는 삼 년 내내 꽃은커녕 새잎도 잘 안 내밀어서, 우리는 그 화분을 '과묵이'라고 불렀다. 짐을 나눌 때 그가 말했었다. 얘는 네가 데려가. 너는 뭐든 안 죽이잖아.
그 과묵이가 새집 창가에서 꽃을 피운 것이다. 연분홍색으로, 세 송이나.
나는 쭈그려 앉아 한참을 봤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을 찾았고, 전송 버튼 위에서 멈췄다.
과묵이가 꽃 폈어.
여덟 글자를 썼다가, 나는 천천히 지웠다.
이 소식을 들으면 그는 웃을 것이다. 진심으로 기뻐할 것이다. 그걸 알아서 보내고 싶었고, 그걸 알아서 보내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서로의 계절에 없는 사람들이고, 잘 헤어진 사이의 예의는 그 부재를 지켜 주는 것이었다. 궁금함을 견디는 것.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잘 지낼 거라고 믿는 쪽을 고르는 것.
대신 나는 사진을 나에게 보냈다. 나와의 대화창에, 날짜와 함께.
"과묵이 개화. 삼 년 만에. 얘도 자기 계절이 따로 있었나 보다."
적고 보니 그 문장은 화분 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창밖은 봄이었다. 어디선가 그도 그의 봄을 지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바랄 수 있게 되었다. 사랑이 끝나도 사랑했던 시간은 끝나지 않는다. 그 시간은 이렇게 남는다. 꽃으로, 밑줄로, 두부 한 모로, 그리고 보내지 않은 여덟 글자로.
그거면 됐다. 정말로,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