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순찰대장 기역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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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순찰대장 기역 전문
"거기 처음 보는 아이! 잠깐 멈추시오!"
돌아보니 몸이 기역 자로 구부러진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가슴에는 '글자 마을 순찰대장'이라고 적힌 반짝이는 배지를 달았고, 손에는 조그만 순찰 수첩을 들고 있었다.
"나는 순찰대장 기역이다. 요즘 마을에 받침 도둑이 나타나서 낯선 이는 다 조사 중이야. 이름! 사는 곳! 여기 온 까닭!"
"저, 저는 준서고요, 사는 곳은... 공책에 빠져서 떨어졌는데요."
"공책? 흠, 바깥 세상 아이로구나."
기역 대장은 수첩에 무언가를 적더니 준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도둑이 아닌 건 알겠다. 도둑은 너처럼 시끄럽게 떨어지지 않거든. 온 김에 저것 좀 보아라."
기역 대장이 하늘을 가리켰다. 준서는 고개를 들었다가 입이 딱 벌어졌다.
밤하늘에 별이 하나도 없었다. 대신 하늘 여기저기에 벼 이삭이 주렁주렁 매달려 노랗게 출렁이고 있었다. 하늘이 통째로 가을 논이 된 것 같았다.
"'별'에서 리을을 뽑아 가서 '벼'가 됐지. 덕분에 밤마다 하늘에서 참새 떼가 잔치를 벌인다. 별빛이 없으니 밤길이 캄캄해서 다들 고생이야."
"도둑이 왜 받침만 훔쳐 가는데요?"
"그걸 알면 벌써 잡았게?"
기역 대장은 허리를 더 구부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다만 한 가지, 아주 이상한 점이 있다. 도둑이 아무 글자나 못 건드린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