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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여섯 권의 공책

한이음 · 한글타자왕 오리지널 · 일곱 번째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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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여섯 권의 공책 한글 타자 연습

이 페이지는 한이음'1화. 여섯 권의 공책' 전문을 제공하며, 이를 활용하여 한글 타자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감성적인 원고지 화면에서 제시된 글을 따라 입력하며 연습을 진행해보세요. 이 한글 타자 연습 서비스는 연습 중인 사용자의 타자 속도(타수)정확도를 실시간으로 매우 정확하게 측정해 드립니다.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타자 실력을 향상시키고 자신만의 기록을 세워보세요!

1화. 여섯 권의 공책 전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마흔아홉 날이 지나서야, 나는 그 방의 문을 열었다. 장마가 막 시작된 유월의 끝이었다. 마당의 수국은 비를 맞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처마 밑으로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일정했다. 사십구재를 지내고 온 식구가 큰집에 모였는데, 유품 정리는 어쩌다 보니 막내 손녀인 내 몫이 되었다. 아버지는 방문 앞까지 왔다가 끝내 들어오지 못하고 마당으로 나갔고, 고모는 부엌에서 이미 깨끗한 그릇을 자꾸만 닦았다. 오래 닫혀 있던 방에서는 마른 종이 냄새가 났다. 창문을 열자 빗소리가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왔고, 나는 그제야 이 방이 얼마나 오랫동안 조용했는지 알았다. 유품이라고 할 만한 것은 많지 않았다. 반듯하게 개켜진 이불 한 채. 알이 굵은 돋보기 두 개, 그중 하나는 부러진 다리에 반창고가 감겨 있었다. 손잡이가 반들반들해진 라디오. 자개가 반쯤 떨어져 나간 경대. 그리고 경대 서랍의 사진첩 사이에, 코팅까지 해 둔 상장이 한 장 끼워져 있었다. 면 복지관 한글교실 수료 기념, 성인문해교육 글쓰기 대회 장려상. 할머니의 이름 석 자가 굵은 글씨로 박혀 있었다. 장롱 아래 칸에서는 꽃무늬 보자기에 싸인 꾸러미가 나왔다. 매듭이 어찌나 단단한지 한참을 씨름해야 했다. 여러 번 묶고, 여러 번 풀어 본 매듭이었다. 보자기 안에는 공책 여섯 권이 들어 있었다. 표지가 바랜 옛날 국민학교 공책부터 문방구에서 파는 스프링 노트까지, 여섯 권은 하나같이 모서리가 둥글게 닳아 있었다. 수없이 넘겨 본 손길의 흔적이었다. 첫 장을 넘기고 나는 조금 웃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씨가 칸을 무시하고 삐뚤빼뚤 줄을 넘나들고 있었다. 공책에 적힌 것은 할머니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디선가 듣고 본 문장들을 옮겨 적은 것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왔을 시 한 구절, 달력 뒷장에 인쇄된 격언, 드라마 대사, 심지어 약 봉투에 적힌 글귀까지. 첫 번째 공책의 첫 문장은 이랬다. "꽃이 지는 것을 서러워 말 것." 나는 그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빗소리 사이로 할머니의 목소리가 겹쳐 들리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