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마지막 한 달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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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마지막 한 달 전문
회사를 그만둔 지 두 달째 되던 날, 엄마가 전화로 말했다.
"너 어차피 노는 거, 아빠 가게나 좀 나가 봐라."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거라고 정정하려다 말았다. 사실 나도 더는 그 둘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 팔 년을 다닌 회사였다. 그만두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후련함은 이 주 만에 바닥났고 그 밑에서 나온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거운 것이었다.
아버지의 세탁소는 오래된 주택가 골목 초입에 있다. '무지개세탁소'. 삼십 년 된 간판은 무지개의 보라색이 다 바래서 여섯 빛깔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간판이 내려갈 날이 정해졌다. 재개발 조합의 이주 공고. 다음 달 말까지.
"어, 왔냐."
아버지는 삼십 년째 똑같은 자세로 다리미질을 하고 있었다. 스팀 소리가 치익, 하고 골목까지 새어 나왔다. 나는 어릴 때처럼 계산대 옆 둥근 의자에 앉았다. 세탁소 냄새가 났다. 세제와 스팀과 따뜻한 천 냄새가 섞인, 세상 어디에서도 못 맡는 냄새.
"뭐부터 할까?"
"급할 거 없다. 인수인계라고 해 봤자, 손님 옷 받고, 번호표 달고, 다 된 옷 내주고. 그게 단데."
그게 다라는 일을 아버지는 삼십 년을 했다. 나는 팔 년 만에 그게 다가 아닌 일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첫날 나는 옷 받는 법을 배웠다. 받으면서 확인하는 것. 얼룩의 위치, 단추의 개수, 그리고 주머니.
"주머니는 꼭 뒤져라. 이게 제일 중요하다."
"뭐가 나오는데?"
아버지는 잠깐 다리미를 세워 두더니, 픽 웃었다.
"별게 다 나온다. 삼십 년 치를 보여 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