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마지막 밤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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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마지막 밤 전문
이사 전날 밤, 집은 상자로 가득했다.
그의 상자 열한 개, 나의 상자 아홉 개. 벽에는 액자를 뗀 자리가 네모나게 하얗고, 거실은 목소리가 울릴 만큼 비었다. 우리는 짜장면을 시켜서 상자를 식탁 삼아 먹었다. 처음 이 집에 이사 온 날도 짜장면이었다. 그날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먹었는데.
"내일 몇 시에 트럭 와?"
"나는 아홉 시. 너는?"
"열한 시."
내가 먼저 떠나고, 그가 남아서 마지막 정리를 하고 열쇠를 반납하기로 되어 있었다. 사무적인 얘기가 끝나자 침묵이 왔다. 삼 년을 산 집에서의 마지막 밤에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우리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저기."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말했다.
"고맙다는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칠 년 동안... 네 덕분에 좋은 사람인 척이라도 하면서 살았어. 너 만나기 전보다 나은 인간이 된 건 확실해."
"척은 아니었어. 너 좋은 사람 맞아."
"그 말도 고맙네."
우리는 남은 짜장면을 마저 먹었다. 그날 밤 나는 안방에서, 그는 거실 매트리스에서 잤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는 오래 깨어 있었다. 벽 너머에서도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나가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인지 끝내 문장이 되지 않았다. 잡고 싶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건 확실했다. 그런데도 무슨 말이 남아 있었다. 아마 벽 너머의 뒤척임도 같은 것이었으리라고,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