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문장으로 읽는 사람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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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문장으로 읽는 사람 전문
말을 섞지 않는 사이인데, 아는 게 늘어 갔다.
그가 읽는 문장들 때문이었다. 어느 주에 그는 "국은 식기 전에 먹으라고 두 번 말해 주는 사람이 있는 집이 좋은 집이다"라는 문장을 골랐다. 어느 주에는 "병원 복도의 의자는 세상에서 제일 긴 의자다"라는 문장을 골랐다. 또 어느 주에는 웃긴 문장을 골라 놓고 자기가 먼저 웃음을 참느라 낭독을 두 번 멈췄다.
문장은 지문 같았다. 고른 사람의 손자국이 남았다.
나는 어느새 화요일마다 그의 문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내가 문장을 고르는 기준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에게 필요한 문장을 골랐다. 잠에 대한 문장, 마감에 대한 문장, 혼자 일하는 사람의 문장.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꾸 이런 생각이 끼어들었다.
이 문장을 읽으면,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한번은 낭독 시간에 "혼자 먹는 밥이 싫은 게 아니라 맛있다고 말할 데가 없는 게 싫은 것이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읽고 나서 나는 곧장 후회했다. 너무 나를 보여 준 것 같아서. 고개를 못 들고 있는데, 마지막 순서로 그가 읽었다.
"오늘 적은 문장입니다. — 맛있는 걸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그 사람이다."
우연이었을 것이다. 그날 그가 필사하던 책은 음식 산문집이었으니까, 그 책에는 그런 문장이 흔했을 것이다. 나는 우연이라고 스무 번쯤 생각했고, 스무 번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연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