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결석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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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결석 전문
팔월 둘째 주 화요일, 그가 오지 않았다.
여덟 시 오 분 전, 여덟 시, 여덟 시 십 분.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는 공책을 펴 놓고 같은 줄을 세 번 적었다. 사각거리는 소리들 사이에서 메트로놈 하나가 빠졌는데, 그게 이렇게 큰 소리로 빠질 일인가.
두 시간 동안 나는 한 페이지도 못 채웠다. 대신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실망의 크기는 정확하다는 것. 마음이 얼마나 자랐는지 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자는, 그 사람이 없는 자리라는 것.
낭독 시간에 나는 읽지 않았다. 읽을 문장을 못 적기도 했지만, 적었어도 안 읽었을 것이다. 그가 없는 데서 읽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 사실이 나를 좀 부끄럽게 했다. 필사 모임에 와서 필사가 목적이 아니게 된 사람.
모임이 끝나고 책방 주인이 보리차 잔을 걷으며 지나가듯 말했다.
"지운 씨, 오늘 못 온다고 연락 왔었어요. 어머니가 편찮으시대."
지운. 나는 그 사람 이름을 그렇게 처음 알았다. 결석계로 알게 된 이름이라니. 그리고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말에, 언젠가 그가 골랐던 문장이 생각났다. 병원 복도의 의자는 세상에서 제일 긴 의자다.
그 문장은 그러니까, 그냥 문장이 아니었다.
집에 와서 나는 공책에 처음으로 남의 문장이 아닌 것을 적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일주일. 일주일은 문장 하나로 살기에는 길다." 적고 보니 그건 필사가 아니라 일기였고, 일기라기보다는 다른 무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