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여름의 끝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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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여름의 끝 전문
팔월의 마지막 화요일, 그가 돌아왔다.
여덟 시 오 분 전, 익숙한 자리, 익숙한 보리차. 달라진 건 하나였다. 앉으면서 그가 나에게 아주 작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나도 마주 숙였다. 아무것도 아닌 인사. 그런데 그 아무것도 아닌 걸 하려고 우리는 여름을 다 썼다.
그날부터 우리의 낭독은 점점 편지가 되어 갔다.
내가 "먼 데서 앓고 온 사람은 국물이 있는 것을 먹여야 한다"라는 문장을 읽으면, 다음 주에 그가 "얻어먹은 밥은 잊히지 않고 마음의 장부에 적힌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내가 "여름이 끝날 때는 소리가 난다. 매미가 그친 자리의 조용한 소리"를 읽으면, 그가 "계절이 바뀔 때 사람은 용감해진다"를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랐을 것이다. 규칙대로 우리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테이블 아래로 강이 흐르고 있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로, 화요일과 화요일 사이로.
구월 첫 주에 책방 주인이 조심스럽게 공지를 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건물 계약이 시월까지라... 책방을 옮기게 됐어요. 좀 멀어요. 필사 모임은 시월 마지막 화요일이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테이블이 조용해졌다. 창가 할아버지가 시조 적던 손을 멈췄고, 단발머리 여자가 처음으로 과학책에서 고개를 들었다.
나는 달력을 셌다. 남은 화요일은 일곱 번이었다.
일곱 번. 문장으로만 말하기에는, 갑자기 너무 적은 숫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