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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Practice

3화. 손끝으로 읽는 일

한이음 · 한글타자왕 오리지널 · 일곱 번째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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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손끝으로 읽는 일 한글 타자 연습

이 페이지는 한이음'3화. 손끝으로 읽는 일' 전문을 제공하며, 이를 활용하여 한글 타자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감성적인 원고지 화면에서 제시된 글을 따라 입력하며 연습을 진행해보세요. 이 한글 타자 연습 서비스는 연습 중인 사용자의 타자 속도(타수)정확도를 실시간으로 매우 정확하게 측정해 드립니다.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타자 실력을 향상시키고 자신만의 기록을 세워보세요!

3화. 손끝으로 읽는 일 전문

공책 여섯 권을 서울 내 집으로 가져와 책장에 꽂아 두고도, 한동안은 펼치지 못했다. 책장 앞을 지날 때마다 눈길이 갔지만, 펼치면 무언가가 끝나 버릴 것 같았다. 다시 꺼낸 것은 한 달쯤 지난 어느 밤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스탠드를 켜고 첫 번째 공책을 폈다. 그리고 나는 곧 초조해졌다. 연필 글씨는 눈에 띄게 바래 있었다. 번진 줄, 절반쯤 지워진 줄이 페이지마다 있었다. 종이는 손끝에서 바스락거렸다. 이대로 두면 몇 년 안에, 공책은 그냥 낡은 종이 뭉치가 될 것이었다. 처음에는 사진으로 찍어 둘 생각을 했다. 몇 장을 찍어 보고 그만두었다. 사진 속의 글씨는 흐린 그대로 흐렸다. 이 문장들을 남기려면 누군가 한 글자씩 다시 살려 적어야 했다. 그래서 옮겨 적기로 했다. 밤마다 책상에 공책을 펴 놓고,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한 줄씩 자판으로 옮겼다. 흐려진 글자는 앞뒤 문장을 몇 번씩 읽어 짐작했고, 끝내 못 읽은 글자는 괄호를 쳐 두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보존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흐려지기 전에 베껴 두는 일. 그런데 이상했다. 눈으로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한 글자씩 손으로 옮기자 보이기 시작했다. 눈은 문장을 건너뛰지만 손은 건너뛰지 못한다. 조사 하나, 쉼표 하나까지 다 짚고 가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 그렇게 짚어 가다 보면 문장의 이상한 데서 자꾸 발이 걸렸다. 왜 여기서 줄을 바꾸셨을까. 왜 이 낱말에서 글씨가 흔들렸을까. 자판 위에서 나는 자꾸 멈췄다. 한 문장을 다 옮기고 나면, 그 문장을 처음 공책에 적던 밤의 할머니가 떠올랐다. 필사가 읽기와 다른 일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읽기가 문장을 스쳐 지나가는 일이라면, 옮겨 적기는 문장 안에 잠시 들어가 사는 일이었다. 그해 여름 내내, 나는 밤마다 할머니의 문장 속에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