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묻지 못한 안부 한글 타자 연습
이 페이지는 한이음의 '8화. 묻지 못한 안부' 전문을 제공하며, 이를 활용하여 한글 타자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감성적인 원고지 화면에서 제시된 글을 따라 입력하며 연습을 진행해보세요. 이 한글 타자 연습 서비스는 연습 중인 사용자의 타자 속도(타수)와 정확도를 실시간으로 매우 정확하게 측정해 드립니다.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타자 실력을 향상시키고 자신만의 기록을 세워보세요!
8화. 묻지 못한 안부 전문
네 번째 공책에서는 나를 만났다.
"막내 손녀가 다녀갔다. 얼굴에 근심이 있는데 차마 묻지 못했다. 밥이나 한 그릇 더 먹였다."
날짜는 없었지만 나는 그게 언제인지 알 것 같았다.
삼 년 전 가을이었다. 나는 그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슨 큰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날부터, 내가 하는 일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화면 앞에서 무언가를 만들었지만, 분기가 끝나면 다 지워지고 잊히는 것들이었다. 열심히 살수록 텅 비어 가는 기분을 누구에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 주 금요일에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기차를 탔다. 할머니 집 마루에 앉아 하룻밤을 잤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다. 저녁상에서 자꾸 반찬만 내 앞으로 밀어 주셨고, 아침에는 내가 눈뜨기 전에 벌써 국을 끓여 두셨다.
무엇 하러 왔냐고 한 번도 묻지 않으셔서, 나는 그게 무심함인 줄 알았다. 시골 노인의 데면데면함인 줄 알았다.
묻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묻지 못하셨던 거였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아무도 모르게 공책에 적어 두셨던 거였다. 차마, 라는 두 글자와 함께.
그 페이지의 다음 장에는 옮겨 적은 문장이 하나 있었다. 어느 라디오에서 들으셨는지, 어느 달력에서 보셨는지 모를 문장이었다.
"걱정이 많은 사람 곁에서는 말을 줄이고 밥을 늘려라."
나는 거기까지 옮기고 노트북을 덮었다. 그날 밤은 더 옮기지 못했다. 어두운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을 오래 바라보다가, 불을 껐다.
그 가을에 나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 무엇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그냥 하루 자고 나니 한 주를 더 버틸 수 있었고, 그런 한 주가 쌓여서 지금이 되었다. 할머니의 밥 한 그릇이 그 첫 한 주였다는 것을, 나는 삼 년이 지나 공책에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