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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Practice

9화.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

한이음 · 한글타자왕 오리지널 · 일곱 번째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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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 한글 타자 연습

이 페이지는 한이음'9화.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 전문을 제공하며, 이를 활용하여 한글 타자 연습을 하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단의 감성적인 원고지 화면에서 제시된 글을 따라 입력하며 연습을 진행해보세요. 이 한글 타자 연습 서비스는 연습 중인 사용자의 타자 속도(타수)정확도를 실시간으로 매우 정확하게 측정해 드립니다.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타자 실력을 향상시키고 자신만의 기록을 세워보세요!

9화.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 전문

다섯 번째 공책부터 문장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앞 권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던 문장이, 이제 며칠씩 건너뛰었다. 겨울이 두 페이지 만에 지나가기도 했다. 나는 그 여백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 날들, 연필을 잡는 것보다 눕는 것이 쉬운 날들. 그 무렵의 공책에는 떠나는 사람들이 자주 적혔다. "간난이가 갔다. 인자 전화할 데가 한 군데 준다." 간난이 할머니는 아랫말에 살던 할머니의 육십 년 지기였다. 두 분이 마루에 나란히 앉아 계시던 것을 나도 어릴 때 본 적이 있다. 그 문장 아래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다음 장도 비어 있었다. 애도의 말도, 옮겨 적은 위로의 격언도 없이, 흰 종이 두 장이 그냥 넘어갔다. 그다음에 적힌 문장이, 여섯 권을 통틀어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문장이다. "오늘은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 그래도 적는다." 아무것도 적을 것이 없다는 문장은, 적는 순간 거짓말이 된다. 그 모순을 할머니가 몰랐을 리 없다. 알면서도 적으셨을 것이다. 나는 그 마음을 이렇게 짐작한다. 적는 동안은, 그 하루가 있었던 것이 된다. 아무 일도 없던 날도 공책에 적히면 지나간 날이 아니라 살아 낸 날이 된다. 글을 육십 년 늦게 배운 사람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적히지 못한 육십 년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몸으로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할머니는 적을 것이 없는 날에도 공책을 폈다. 그것은 일기가 아니라 출석부였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내가 여기 있었다는, 세상에 대한 조용한 출석. 나는 그 문장을 옮겨 적고, 파일에 저장하고, 그날의 날짜를 처음으로 파일 이름에 붙였다. 나의 출석도 어딘가에는 남아야 할 것 같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