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옷 대신 맡기러 오는 것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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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옷 대신 맡기러 오는 것 전문
마지막 주에는 세탁물보다 인사가 많이 들어왔다.
302호 할머니는 다 늘어난 카디건을 맡기러 와서는, 찾으러 안 올 테니 버려 달라고 했다. "그냥,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오고 싶어서. 맡길 게 이것밖에 없네." 치킨집 사장은 통닭 두 마리를 들고 와서 계산대에 놓고 도망치듯 갔고, 조 씨 아저씨는 근무를 바꿔 가며 이틀에 한 번씩 들렀다.
목요일에는 낯선 청년이 왔다. 이십 대 중반쯤. 그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혹시... 2015년쯤에, 교복 바지에서 나온 거 있을까요."
나는 목록을 뒤졌다. '2015.4. 교복 바지' — 있었다. 반으로 접힌 종이. 성적표였다. 그것도 형편없는 성적표.
"이거 숨기려고 주머니에 넣고 다녔거든요. 세탁소 맡겼다가 없어져서, 잃어버렸다고 부모님한테 거짓말하고. 사실 안 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왜 이제 와서 찾으세요?"
"이 골목이 없어진다길래요. 그때 생각이 나서."
청년은 자기 열일곱 살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웃었다.
"그때는 이게 인생 끝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요?"
"그냥 종이네요."
그냥 종이. 나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어떤 종이는 시간이 지나 보물이 되고, 어떤 종이는 시간이 지나 그냥 종이가 된다. 어느 쪽이 될지는 아무도 미리 모른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옳았다. 버려도 되는 하루인지 아닌지는, 주인만, 그것도 한참 뒤의 주인만 안다.
청년이 나가고, 아버지가 말했다.
"쟤 바지 기억난다. 무릎을 하도 접고 다녀서 주름이 안 펴졌어."
"그것도 기억나?"
"옷을 알면 사람을 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