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새벽 다림질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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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새벽 다림질 전문
폐업을 일주일 앞둔 새벽, 나는 잠이 안 와서 세탁소에 나갔다.
불이 켜져 있었다. 아버지가 새벽 다섯 시에 혼자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 맡긴 옷이 밀린 것도 아닌데, 아버지는 이미 다린 옷을 또 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잠이 안 오냐."
"아빠는?"
"나는 원래 이 시간에 눈이 떠진다. 삼십 년을 그랬으니."
나는 둥근 의자에 앉았다. 스팀 소리, 다리미가 천 위를 지나가는 소리. 어릴 때 이 소리를 들으며 숙제를 했었다. 그 생각을 하는데 아버지가 불쑥 물었다.
"회사는, 일이 싫어서 그만뒀냐. 아니면 일하는 네가 싫어서 그만뒀냐."
나는 대답을 못 했다. 두 달 동안 아무도 그렇게 물어 주지 않았다. 다들 왜 그만뒀냐고만 물었지, 그 왜를 그렇게 반으로 갈라서 물어 준 사람은 없었다.
"...후자인 것 같아. 일은 괜찮았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설명을 못 하겠더라. 뭘 만들어도 남는 게 없고, 잘해도 아무도 모르고."
아버지는 다리미를 천천히 밀며 들었다. 다 듣고 나서 말했다.
"나는 남는 장사를 했다, 삼십 년."
"세탁소가 뭐가 남아. 요즘 다 프랜차이즈에...."
"돈 얘기가 아니고."
아버지는 다림질을 멈추고, 벽에 붙은 '주인을 찾습니다' 목록을 턱으로 가리켰다.
"저게 남았잖냐. 나는 매일 저녁에 오늘 몇 벌 다렸나 세어 봤다. 어떤 날은 마흔 벌, 어떤 날은 여섯 벌. 숫자야 잊어버리지. 그래도 세어 본 날은 잠이 잘 왔다. 오늘 하루가 어디로 안 가고 여기 있구나 싶어서. 너는 팔 년 동안, 뭘 세어 봤냐?"
새벽 골목이 밝아 오는 동안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처음으로, 셀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