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오천 원의 행방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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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오천 원의 행방 전문
첫 번째 반환은 경비원 조 씨 아저씨였다.
'2016.1. 경비복 점퍼'에서 나온 것은 로또 한 장이었다. 나는 혹시나 해서 당첨 번호를 조회해 봤다. 오 등. 오천 원짜리 당첨 복권이 팔 년 넘게 과자 상자 속에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지급 기한이 일 년이라 이제 돈으로는 못 바꿔요."
아파트 경비실로 찾아간 내가 미안해하며 로또를 내밀자, 조 씨 아저씨는 그걸 한참 들여다보더니 껄껄 웃었다.
"이거 산 날 기억나네. 그해 겨울에 우리 딸이 시집을 갔거든. 식장 가는 길에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샀지."
"오천 원 당첨이었는데, 못 찾으셨네요."
"뭘 못 찾아. 딸내미 잘 사는 게 당첨이지."
아저씨는 로또를 지갑 제일 안쪽 칸에 넣었다. 오천 원짜리 종이가 아니라 그해 겨울을 넣는 것 같았다.
"근데 자네 아버지, 이런 걸 여태 안 버리고 뒀단 말이야?"
"네. 상자로 하나 가득이에요."
"거참."
아저씨는 그 말만 하고 한동안 창밖을 봤다. 그러더니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주머니에 뭐가 들었는지 아는 사람한테 옷을 맡기는 거야, 다들. 세탁소가 없어지면 옷이야 딴 데 맡기면 되는데, 그건 어디다 맡기나."
돌아오는 길에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팔 년 동안 나는 뭘 맡길 수 있는 사람이었나. 회사에서 내가 없어졌을 때, 나 아니면 안 되는 게 하나라도 있었나. 있었다면 나는 왜 그렇게 가벼웠나.
세탁소에 돌아와 로또 반환 소식을 전하자, 아버지는 "오 등이었냐"라고만 했다. 그런데 그날 아버지는 콧노래를 불렀다. 삼십 년 만에 처음 듣는 콧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