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필체 한글 타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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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필체 전문
그 주 화요일, 나는 목록 작성을 마무리하러 도서관에 갔다.
폐기 목록은 최종적으로 강 선생님이 검토해서 서명하게 되어 있었다. 선생님은 내가 만든 목록을 넘겨 보며 붉은 펜으로 몇 권을 목록에서 빼고, 몇 권에 확인 표시를 하고, 맨 아래에 서명을 했다.
나는 그 서명을 무심코 봤다가, 굳었다.
강현우. 히읗의 지붕이 삐딱하게 얹혀 있었다.
설마. 나는 선생님이 목록 여백에 적어 둔 메모들을 훑었다. '상태 확인', '보존 검토'. 마침표가 종이를 뚫을 듯 꾹 눌려 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강 선생님. 나이 사십 대 중반. 1999년에 열여덟이었을 나이. 이름의 첫 글자, ㅎ은 아니지만 — 아니지, 성이 아니라 이름이라면. 현우. ㅎ.
"저기, 선생님."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왔다. 선생님이 고개를 들었다.
"혹시 이 학교... 나오셨어요?"
"졸업생이다. 왜."
"1999년에... 여기 도서관 다니셨어요?"
선생님의 표정이 잠깐 멈췄다. 나는 가방에서 『직업의 세계』를 꺼내 속표지를 펼쳐 내밀었다. 손이 조금 떨렸다.
선생님은 그 페이지를 오래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안경을 벗고, 눈가를 한 번 문지르고, 다시 안경을 썼다. 그 몇 초 동안 선생님은 사십 대 사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열여덟 살처럼 보였다는 뜻이다.
"...이걸 어떻게 찾았냐."
"폐기 목록 만들다가요. 저, 이것 말고도 스물세 개 더 찾았는데요."
선생님이 나를 봤다. 나는 노트를 꺼냈다. ㅎ의 일 년이 내 글씨로 옮겨 적힌, 내 공책을.